기억과 만나다
북두칠성
깊은 밤, 하늘 높은 곳에 자물통이 걸려있다.긴 바지랑대 하나 빼들고 자물통을 툭 건드려본다.
굳게 잠겨있던 문이 열리자사춘기 소녀가 두드리는 풍금 소리가 들려오고정수리에서 풀냄새, 쑥 냄새, 모깃불이 피어오른다.
별밤 친구들과 둘러앉아 감자와 옥수수를 먹던 평상이 보름달처럼 떠오르고
사립문 밖에서 불러대던 머슴아들의 휘파람소리가 들려오고
내 맘에 꽃물을 들여 놓고 서울로 전학 가버린 아이,동구 밖까지 달빛을 깔아 놓고 기다리던 두근거림이 떠오른다
떨리는 어깨를 내려놓자바지랑대 끝이 노랗게 물이 들었다
문득, 하늘을 올려다본다큰곰자리별이 움푹움푹 패였다
『물의 지붕』 · 제공된 시집 소개에 인용된 본문. 원문의 /, // 표기를 행과 연으로 옮겼습니다. (https://blog.naver.com/tammy3m/70080976878)
시의 저작권은 시인에게 있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