살아온 시간을 듣다
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
남자의 거시기에 차는 물은 고름처럼 생겨먹었는지 바깥으로 짜내지 않으믄 열이 펄펄 끌어 올랐지롸 절 문간에도 가본 적 없는 여편내가 서방의 물을 낭궈먹다 본께 저절로 보살이 되었지롸 그 물건 읍내 다방에다 술집에다 기생집에다 물장시가 쏠쏠혔지롸 조상이 냉겨준 텃논 열두어마지기가 물장사 뒷돈으로 다 나갔지롸 숙이네 속창시가 다 썩었는지 낯짝에 기미가 시꺼먼 깜밥처럼 앉었지롸 물 한 방울 낭궈먹는 일도 보시하는 일이라고 보따리 싸들고 친정 온 딸년 붙들고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혀쌌지롸 지금이 어떤 시상이라고 에미가 딸년한티 씨도 안 먹힐 소리 허고 앉었지롸
『물의 지붕』 · 제공된 시집 소개에 인용된 본문. 원문의 방언과 산문 형태를 유지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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